Ari
2010.01.08 00:11

눈이 참 많이 오는구나~

(*.66.142.57) 조회 수 2966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아리야, 안녕?

null

요즘 우리 나라는 103년 만에 닥친 폭설로 여러가지로 곤욕을 치르고 있단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중국 모두가 예기치 않은 폭설로 교통대란을 겪고 있지. 뭐 일단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까~ 그로 인한 문제는 말할 것도 없겠지?

 

사실 아빠도 요즘 눈 때문에 운전하는데 살짝 조심스럽거든~

돌아다녀야할 곳도 많은데, 도로가 온통 빙판길이다 보니 이리저리 미끌리고 또 뭠쳐서서 더 이상 가질 않고... 다행이 아직까진 무사히 넘겨왔다만,  느긋하게 천천히 다니지 못하는 성격 탓에 빨리 가려다 사고날 뻔도 여러번 있었단다.ㅋ

 

그 와중에 그저께 조금 특별한 일이 있었어~

그렇게 눈이 많이내렸지만, 어쨌든 운전해서 가야할 곳이 있었는데~

갈 땐 별 탈 없이 잘 갔다가, 일을 다 보고 다시 돌아오려고 차에 올랐는데...

글쌔... 주차는 기가 막히게 잘 되던 차가, 아무리 후진을 하려고 해도 나오질 거야~ ㅠㅠ

 

아빠 뒤로 수많은 차들이 지나갔지만, 그 헛바퀴 돌리며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그냥 힐끔하고 지나치더라구~

뭐 다들 바쁘니까 어쩔 수 없었을 거란 걸 이해했지만...  그 때 아빠 머릿속엔...

'아~ 정말 누가 살짝만 밀어준다면... 그럼 바로 빠져올 수 있을 거 같은데... 진짜 살짝만 밀어준다면... 제발!!!'

오직 이 생각 뿐이었단다. 정말 살짝만 밀어주면 나올 거 같았거든~

아빠가 엑셀레이터를 밟으면서 동시에 차를 밀 순 없잖니?ㅋ

진짜 누군가 단 한 사람의 그 작은 도움이 너무나 절실했단다.

 

그렇게 20분 째... 그 자리에서 홀로 헛바퀴만 돌리고 있는데...

택배 차가 뒤에 서더니... 기사 분이 잠시 지켜보다 내려서 아빠 차로 다가오시는 거야...

그리곤 아무말 없이 차를 미시더라구... 안타깝게도 한 번엔 안 밀렸어.

그래도 "한번 더 해봅시다."라시며 더 힘껏 밀어주셨고, 그제서야 겨우 빠져 나왔단다~

크아... 어찌나 고맙던지... 정말 아빠 눈엔 그 분이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처럼 보이시더라구~

그때 명함이라도 한 장 드렸어야 했는데... 그저 "고맙습니다."라는 말 한마디 밖엔 하지 못했단다ㅠ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착한 사마리아 인"의 이야기가 떠오르더구나...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그 작은 타인의 도움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어...

생각해보면 그 상황을 돕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거든?

하지만 결코 그 작은 도움 없이 아빠 혼자선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란 게 중요한 거지...

 

아리야, 가끔 우린 우리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신하곤 한단다~

'뭐든 혼자서도 다 해낼 수 있고, 누구보다 자기가 가장 유능하다.'는 자만에 빠지곤 해...

허나 우리의 삶엔 결코 혼자서 해결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단다.

그게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혼자서는 해결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중요해...

 

물이 끓는 온도가 100℃라지?

설령 네가 99℃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다 해도...

결국 남은 1℃를 높일 열이 더 없다면, 결코 그 물은 끓지 않는단다.

그렇기 때문에 그 1℃를 높이는 에너지의 가치는 비록 그 에너지의 크기는 작지만,

네가 99℃를 높혔던 에너지의 가치와 동등한 자격을 갖는 거란다... 절대 없어선 안되는 거니까~

 

대개 우린 어떤 일을 할 때,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을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가치있게 보고 더 존중하는 경솔함을 갖기 쉽지~  허나 만약 이런 자연의 법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각자의 비중을 떠나 그 모든 역할이 각각 나름의 고유한 가치가 있음을ㅡ 그 어느 것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ㅡ

진심으로 이해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되는 구나...!

 

때때로 한번쯤 생각해보렴~!

네 앞에 있는 물건... 그게 무엇이 되었든...

그 물건이 네 눈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쳤을지...

비록 그게 몇 천원 심지어 몇 백원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두사람의 노력이 아닌 적어도 수십 수백 수천명의 손을 거쳐야만 그게 네게 올 수 있었음을...

그중 단 한 사람만 빠져도 네가 결코 그 물건을 볼 수 없었을 것임을...

가끔은 그런 걸 헤아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 같구나~

그런 생각을 해보고 나면, 이 세상 모든 게 다 가치있는 것임을...

너와 내가 높고 낮음이 없이 다 똑같이 존중받아야할 소중한 존재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리야, 우리 함께~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의 소중함을 헤아릴 줄 알고,

우주 만물을 동등하게 존중할 줄 아는ㅡ

바다처럼  깊은 혜안을 갖도록 노력해보자꾸나~!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는 특별히 마주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의 인사를 해보는 건 어때!?

 

image

NASA에서 촬영한 '백호(白虎)'를 닮았다는 한반도 (January 6, 2010)

?
  • ?
    Hogeony 2013.01.03 23:05 (*.32.156.217)

    3년 전 이맘 때 쯤 쓴 글이구나...
    2012년 지인들과의 송년 모임에서 대화 중에
    "아리에게 쓴 편지"를 읽은 지인 한 분이 내게
    "아리"를 언급하며 미소를 내보이던 그 순간...
    잊고 살았던 "아리에게 쓰는 편지"가 떠올랐다.


    이 글들을 누군가는 읽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곤, 나도 다시 읽었다.

    3년 전 내 가슴에 담았던 세상의 가르침이 새삼스러웠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우면서도, 내가 지난 날에 적어둔 내 생각들이...
    다시금 나를 일깨워 줌에 감사하다.

    2011년 삶의 모토 "Balanced Life", 균형
    2012년 삶의 모토 "Be the Hogeon", 실천
    2013년 삶의 모토는...
    아직 확실하게 느낌이 오지 않는다만,

    최근 내 머릿속을 채우는 화두는 "Win-Win", 상생 / "Communication", 소통 / "Win the Sympathy", 공감 등이 있다만, 좀 더 기다리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야겠다.


  1. No Image notice

    호건이가 그렇게 말했었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꿈이 있는 사람이고, 내가 아끼는 사람은 그 꿈을 향해가는 사람이고,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끝끝내 그 꿈을 이룬 사람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와 닮은 꿈을 꾸는 사람이다. 나는 뜨거운 태양이고 꿈은 작은 씨앗이다. 꿈은 저절로 크지도 스...
    Date2003.02.05 CategoryMy Dear Views602923
    read more
  2. 아이가 운다

    아이가 운다 서호건 아이가 가다 말고 선다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버린다 어깨가 들썩인다 소리없다 아프다 보는 내 마음이 아프다 아무도 묻지 않는다 왜 앉았는지 왜 우는지 왜 아무 말 못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 아이는 운다 엉엉 운다 이 커다란 세상에 마치 자...
    Date2014.01.27 CategoryPoem Views41154
    Read More
  3. 쌓는다

    쌓는다 서호건 아슬아슬 쌓는다 별 생각없이 놓았던 돌 이제와 심각한 고민되어 내 머릿속에 놓인다 들고 있는 돌 마땅히 보낼 곳 없어 주저한다 다시 고민한다 답답해 한다 손아귀에 쥐가 나다 못해 이젠 다리까지 후덜거린다 여기 놓자니 떨어질 거 같고 저기 놓자니 ...
    Date2014.01.21 CategoryPoem Views16598
    Read More
  4. 눈이 참 많이 오는구나~

    아리야, 안녕? 요즘 우리 나라는 103년 만에 닥친 폭설로 여러가지로 곤욕을 치르고 있단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중국 모두가 예기치 않은 폭설로 교통대란을 겪고 있지. 뭐 일단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까~ 그로 인한 문제는 말할 것도 없겠지? 사실 ...
    Date2010.01.08 CategoryAri Views29669
    Read More
  5. 사랑하지 말고, 좋아해주세요...

    사랑하지 말고, 좋아해주세요... 서호건 당신이 저를 가끔 쳐다봐주신다면... 저는 당신을 한없이 바라보겠습니다. 당신이 제 생각을 아주 가끔 해주신다면... 저는 하루종일 당신만 생각하겠습니다. 당신이 저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신다면... 당신이 항상 웃을 수 있도...
    Date2006.05.07 CategoryPoem Views21703
    Read More
  6. 멀어지고 또 멀어졌지만...

    멀어지고 또 멀어졌지만... 서호건 조금씩 조금씩 멀어지고 또 멀어지고 다가서고 싶은 마음마저 안개처럼 걷혀가네 가을을 타는 한 결의 외로움... '사랑'이란, 참 모호하고 답답한 두글자 새벽 안갯속을 걸으며 연보랏빛 하늘을 향해, 묻고 또 물었어 희미하게 빛나던 ...
    Date2006.10.31 CategoryPoem Views16832
    Read More
  7. No Image

    솔직히 말해서

    솔직히 말해서 서호건 그래, 나 이쁜 여자 좋아해~! 똑똑한 여자? 더 좋지~! 여우 같은 여자!? 완전 끌리지~! 현명한 여자? 딱 내 스타일이네~! 어쩌다 우연히 그런 여잘 만나면, 나도 가끔 가슴이 두근거려~ 그래, 사실이야. 근데... 근데 말이지... 딱 3초만 그래... 3...
    Date2012.08.17 CategoryPoem Views13661
    Read More
  8. 오늘은 모카 자바

    오늘은 모카 자바 - 서호건 비 오는 날이면, 괜시리 진해지는 커피향 타박타박 토닥이는 빗소리 가까워질수록 파릇파릇 흩날리는 풀내음 짙어질수록 주룩주룩 보고픈 맘 쏟아져내려 방울방울 이내 가슴에 맺히누나
    Date2012.07.19 CategoryPoem Views3242
    Read More
  9. 아리야, 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냥 그렇게 해… 그게 진짜 네 모습이야…

    아리야, 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냥 그렇게 해… 그게 진짜 네 모습이야… 2012년 4월 5일, 오늘은 식목일이구나. 아빠가 어렸을 땐 식목일이 국가공휴일이었는데, 2006년부터 제외되었었지. 어찌나 안타깝든지… 뭐든지 애당초 없었던 거면 별로 아쉬울 것도 없었을 ...
    Date2012.04.05 CategoryAri Views23992
    Read More
  10. 저 한 그루 나무처럼… 날 향해오는 모든 바람에 온전히 날 던지다.

    Travelog :: Hogeonism - 1st Moment : 저 한 그루 나무처럼… 날 향해오는 모든 바람에 온전히 날 던지다. 아리야, 힘겹게 올라선 겨울 산 정상에서 우린 눈부시게 아름답게 하얀 눈 모자를 덮어쓴 온 세상을 마주하곤 한단다. 허나 이것도 가끔이야. 산을 자주 오르고 ...
    Date2012.03.29 CategoryAri Views10877
    Read More
  11. No Image

    널 그리는 마음

    널 그리는 마음 서호건 까만 하늘이 나를 덮고 거센 파도가 나를 덮고 차가운 바람이 나를 덮고 살고 싶어 외쳤어 작은 목소리로 나도 살고 싶다 외쳤어 너무 작은 목소리로 길어 너무 길어 내 목소리 떠나야 할 그 길 멀어 너무 멀어 네 모습 아른거리는 그 곳 닿지도 ...
    Date2011.08.10 CategoryPoem Views47893
    Read More
  12. No Image

    나는 선혈이 덧 없음을 안다.

    나는 선혈이 덧 없음을 안다. 서호건 선혈의 핏방울은 의미가 없었다 그토록 맑게 빛나던 그 붉은 빛은 의미가 없었다 세상 누구도 선혈의 뜻을 알아주려하지 않았다. 아니, 세상의 오래된 돌들이 선혈의 뜻을 알려하지 않았다 선혈은 그 돌들에게 짓눌렸고 선혈의 뜻을 ...
    Date2004.06.20 CategoryPoem Views1065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