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엔 선인장 - 서호건 꽃집엘 가면 셀 수 없을 만큼 각양각색의 화분들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어 쥐도 새도 ...

Posted in Poem  /  by Hogeony  /  on Jun 22, 2017 10:44
내 방엔 선인장 - 서호건

Little Prince and Rose.png 꽃집엘 가면
셀 수 없을 만큼
각양각색의 화분들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어
쥐도 새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긴다

근데 그래 봤자
그저 스쳐 간다
그냥 꽃이니까

내방엘 가면
문 여는 게 설렐 만큼
보고 있으면서도 보고픈
선인장이 하나 있어
행복감에 이끌려
시간을 빼앗긴다

근데 그래선지
정말 소중하고
항상 감사하다

선인장에게 나는
물도 머금어주고
햇살도 비춰주고
바람도 막아주고
벌레도 잡아줬다

나에게 선인장은
꽃망울 보여주고
향기를 뿜어주고
공기를 맑혀주고
얘기를 들어줬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화분들도
나와 하루를 함께한 선인장보다
내 마음을 더 끌어당기진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꽃집을 향해 떠났던 두 발바닥은
어느새 선인장 앞으로 돌아가고 있다

==========================

<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통해서 본 ‘관계’의 의미 ( http://teen.munjang.or.kr/archives/1861 ) >를
읽다가 시상이 떠올라서 몇 자 적어 본다.
Me2day Yozm
  1. 태그
  2. 첨부
  3. 문서정보
  4. 이 게시물을...
  5. SNS
    Social Network Service
Comment '0'

Leave Comments



List of Articles
  1. 05 Feb 2003 00:02 No Image NOTICE 호건이가 그렇게 말했었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꿈이 있는 사람이고, 내가 아끼는 사람은 그 꿈을 향해가는 사람이고,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끝끝내 그 꿈을 이룬 사람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와 닮은 꿈을 꾸는 사람이다. 나는 뜨거운 태양이고 꿈은 작... Category :My Dear Reply :2 Views :569746
  2. 20 Mar 2018 22:15 No Image 꽃은 사실 꽃이 아니다 꽃은 사실 꽃이 아니다 - 서호건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는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다. 그 역시 그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그의 이름을 내가 불러주길 바랐다. 나에게로 와서 그도 나의 꽃이 되고파 했다. 허나 그는 ... Category :Poem Reply :0 Views :6673
  3. 20 Mar 2018 21:25 No Image 너에게로 가는 길 너에게로 가는 길 - 호 & 수 오늘은 결국 자빠졌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데 용케 그간 안 떨어진 건 그저 올해 운이 좋아서였다 쓰라린 심장 부여잡으니 뚝뚝뚝 떨어지는 핏방울 이곳저곳 구석구석 내 이름 석 자가 새겨진 ... Category :Poem Reply :0 Views :7011
  4. 22 Oct 2017 16:16 우두커니 우두커니 - 서호건 왜 그러니 이 좋은 날에 장대비가 왠 말이니 마음은 빗소리로 범벅 가뜩이나 어두컴컴한 하늘 아예 쳐다보지도 못하게 눈가엔 물줄기가 줄줄 아무리 온몸을 움크려도 오들오들 떨고 있는 팔다리 옷깃 사이로 바람만 ... Category :Poem Reply :0 Views :2286
  5. 22 Jun 2017 10:44 내 방엔 선인장 내 방엔 선인장 - 서호건 꽃집엘 가면 셀 수 없을 만큼 각양각색의 화분들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어 쥐도 새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긴다 근데 그래 봤자 그저 스쳐 간다 그냥 꽃이니까 내방엘 가면 문 여는 게 설렐 만큼 보고 있으면... Category :Poem Reply :0 Views :5931
  6. 12 Jan 2017 00:27 고파 고파 - 서호건 자정을 갓 넘긴 Now Tweleve Nine 그래... 내가... 저녁을 먹었었지... 6시 전에 고파... 배가~ 내 배가... 꼬륵꼬륵 비가 내려 입가에 서른을 코 앞에 둔 Now Twenty Nine 그래... 내가... 이별을 했었었지... ... Category :Poem Reply :0 Views :10671
  7. 13 Jan 2017 23:08 기억 나는 것은 기억 나는 것은 - 서호건 (feat. 서은정) 기차를 타고 고향엘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매듭 짓지 못한 채 품고온 일상의 그림자들을 한꺼풀 한꺼풀 차근차근 벗어놓고 나니 비로소 창 밖으로 수 천개의 새하얀 눈꽃들이 멈췄던 춤사위를 ... Category :Poem Reply :0 Views :7002
  8. 21 Apr 2015 09:11 발걸음 발걸음 - 서호건 고향 내려 갈 때 밥 먹으러 갈 때 집에 돌아 갈 때 잘 구르지도 않는 머리 그때 가끔 꺼내어 쓴다 한 발짝이라도 더ㅡ 줄이려고 조금이라도 더ㅡ 빨리 다녀오려고 째깍째깍 돌아서는 시간 아까워 서둘러 깡총깡총 ... Category :Poem Reply :0 Views :7158
  9. 27 Oct 2016 08:38 코스모스 코스모스 - 서호건 모든 것이 빠싹 매말라가며 푸석푸석 떨구어지는 가을 오롯이 돋아났던 푸른 새싹 한 송이 코스모스로 피어나니 배시시 입꼬리에 초승달 지네 http://hogeony.com/123451 Category :Poem Reply :0 Views :5755
  10. 14 Nov 2016 00:51 바퀴는 굴러간다 바퀴는 굴러간다 - 서호건 기차 달리다 선로가 끊겨도 바퀴는 굴러간다 차가 달리다 전복이 되어도 바퀴는 굴러간다 Category :Poem Reply :0 Views :3823
  11. 01 Nov 2016 23:39 잠시... 말고... 늘! 잠시... 말고... 늘! - 서호건 티나지 않게 너 모르게 조용히 슬그머니 자란다 씰룩쌜룩 요리조리 비집어가며 티나지 않게 너 모르게 언젠간 뽑힐 줄 알지만 때때로 나 때문에 아파하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무럭무럭 자란다 네 안에 잠... Category :Poem Reply :0 Views :6449
  12. 26 Apr 2015 05:09 올리브 나무 올리브 나무 - 서호건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그리고 적당한 온도 씨앗이 손꼽아 기다리는 세 가지 보통 몇 년 때론 몇 백 년 진짜 가끔 몇 천 년 묵묵히 때를 기다린데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한 그루 나무가 되기 위해 수줍... Category :Poem Reply :0 Views :5490
  13. 20 Oct 2016 00:03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 서호건 구조물 그와 그녀 각자의 바운더리 컨디션 Free한 Single Body 단, 아무나 무턱대고 누르면 툭하고 튕기는 도도한 매력 둘 사이의 구속조건 눈동자 마주치면 가슴이 콩닥콩닥 괜시리 찌릿찌릿 인풋: "말할 수 없어... Category :Poem Reply :0 Views :8245
first 1 2 3 4 5 6 l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