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
2009.12.13 23:27

길을 걷다보면, 때때로...

(*.66.142.57) 조회 수 6163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아리야, 안녕?

 

오늘 하루는 어땠니? 재밌게 보냈니?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니^^?

뭐? 아빠 보다 더!? 그래그래... 잘 했어~ㅎ

 

아빤 오늘 오랜만에 산책을 좀 했더니 무척이나 상쾌하구나.

혹시 우리 아리도 걷는 걸 좋아하니? 아빤 걷는 거 좋아하는데... 등산도 좋아하고~

다른 운동은 몰라도 아빠가 너만할 때 달리기 하나 만큼은 자신 있었는데ㅎ

중학교 땐, 체육 선생님이 육상 선수로 키우보려고 오디션까지 보게 하셨을 정도였단다~

하지만 아빤 그저 달리는 게 좋았을 뿐, 달리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그냥 대충 보고 떨어졌었지.

우리 아리도 달리기 잘하려나? 언제 아빠랑 시합 한번 해볼까?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어때!?ㅋ

 

그런데 말이지...

그렇게 열심히 뛰고 달리고 하염없이 길을 걷다 보면,

때때로 어느새 낯선 곳에 들어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해...

자기도 모르게 길을 잃어버린 거지... 혹시, 우리 아리도 그렇게 길을 잃어본 일이 있니?

그때 아리는 어떻게 돌아왔었니?

 

아빠가 보기엔 사람들이 자신이 길을 긿었음을 알아차렸을 때,

크게 두 종류의 반응을 보이는 거 같아...

 

read.jpg그 중 하나는, 그 상황의 원인을 찾으려는 거야.

'도대체 어쩌다 길을 잃었을던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들어섰던 걸까?'

'무엇 때문에 내가 이 길왔던거지?'

'누가 이 길로 가라고 했던 걸까?'

'이 길이 아닐 거 같다고 했었을 때, 가 말렸었지?' 하는 생각들을 해보며, 왜 자신이 그 길에 있게 된 건지를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거지...

 

반면에 똑같이 길을 잃은 상황에서 또 어떤 이들은,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몇 갈래인가? '그 중에 가장 옳다고 생각되는 길은 어느 길인가?'를 생각해보고,

그 결정에 따라 곧 바로 다시 걷기 시작해...

 

아리는 어떤 사람에 가까운 것 같니?

아리 생각에는 누가 더 현명한 거 같니?

 

666-dokdosarang_1-hanllah.jpg아빠 생각엔 후자가 더 현명한 것 같은데, 어때~?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 원인을 분석하는 사람은 그런 사고를 통해, 그 과정에 영향을 미친 모든 요소들 사이에 고리를 맞추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즉, 누구 책임인지 무슨 이유인지를 명확히 하려는 거지... 헌데 아빠는 그 고리들이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라는 점에서 그저 자신이 처한 현실의 정당성을 합리화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봐. 이런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평소 일에 있어서든 대인관계에 있어서든 애로사항이 생겼을 때,  그 원인이 누구로부터 왔는지, 왜 그렇게 된건지부터 따지기 쉽지...

 

그런데 그런 주관적 인과관계의 해석이 그 상황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까?

그렇게 누구의 잘 잘못을 따지는 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단 그 문제 상황을 극복하고 나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따져도 늦지 않진 않을까?

 

아빠는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가 결코 항상 깜빡해선 안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게 뭔가?'라고 생각해... 

눈 앞의 상황에 휩쓸려 순간적으로 당황한 나머지 자신이 진짜 바라는 게 뭔지를 잊어버리기 십상이거든...

 

우리가 길을 걷다 길을 잃었을 때, 우리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자신이 길을 잃은 이유를 되짚어 보는 거?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된 건지를 따져보는 거?

아빠 생각엔 그 보다는 한시 빨리 온전한 길로 빠져 나가는 걸 가장 바랄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니?

 

그렇다면 왜 다들 진짜 바라는 건 빨리 빠져나오는 거면서,

그렇게 멈춰서서 앞뒤 상황을 따지고 있는 걸까?

그게 혹시 현실적인 이성보다 자기방어기제로써의 감성이 앞서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니까 결국 이렇게 된게 내 탓은 아닌거지?'

'어쨋든 그럼 내 잘못은 아니지?'

'내가 모자라고 부족해서 이런 꼴이 된 건 아닌거야~' 와 같은 책임회피와 자기보호 심리 말야...

 

null한시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건...

길을 잃은 상황의 앞뒤를 따지고 있을 게 아니라,

그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서 그 중에 최선을 택하고,

곧 바로 실행에 옮기는 거라고 생각해...

얼마든지 그렇게 움직이면서도 그 원인을 분석할 수 있으니까 말야~

 

아리야, 아빠 생각에 현명함이란ㅡ

다른 게 아니라 항상 자신이 진짜 바라는 게 뭔지를 곰곰히 생각하는 거라고 봐...

아무리 난해한 일에 봉착하더라도 자신이 진짜 바라는 게 뭔지를 잊지 않는다면,

절대 안 풀릴 것만 같던 실타래도 금새 잘 풀어낼 수 있지 않겠니...?

'도대체 왜 안 풀리는 걸까?'를 생각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면 말야~

 

 

쓸대 없는 생각인 '걱정'따윈 하지 않고, 쓸모 있는 생각인 '고민'을 할 줄 아는 거...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과 '진짜 자신이 필요한 것'을 헤아릴 줄 아는 거...

그런 게 바로 현명함이 아닐까 싶구나~

아리야, 어떻게 생각해^^?

?
  • ?
    셔기 2009.12.14 21:57 (*.248.204.113)

    나에게 딱 필요한 말이다.

    나는 일이 생기면, 원인을 분석하려 들지. 그것에 시간을 써버려 정작 일을 안할 때가 많아. 새로운 일을 하려 할 때도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지. 하지만 정작 한 것이 없어. 그래서 배성임 선생님께서는 고등학교 때, 나보고, 일단 일을 하라고 다그치시기까지 하셨지.

    책임을 나에게 전가하든, 남에게 전가하든, 그 책임소재를 분석하고 원인을 분석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고 있어.

    고맙다. 호건이.

  • ?
    서호건 2009.12.15 00:31 (*.66.142.57)
    It's my pleasure~! Good Luck for A+!

  1. No Image notice

    호건이가 그렇게 말했었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꿈이 있는 사람이고, 내가 아끼는 사람은 그 꿈을 향해가는 사람이고,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끝끝내 그 꿈을 이룬 사람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와 닮은 꿈을 꾸는 사람이다. 나는 뜨거운 태양이고 꿈은 작은 씨앗이다. 꿈은 저절로 크지도 스...
    Date2003.02.05 CategoryMy Dear Views602923
    read more
  2. 여전히 좋은 사람 by 서호건

    여전히 좋은 사람 서호건 까맣게 몰랐네요 한동안 잊고 있었나봐요 당신이 그토록 천진난만한 예쁜 소녀란 걸 여전히 제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당신이 무척이나 설레이는 커다란 선물이란 걸 여전히 제 마음 이리도 떨리게해 잠 못 이루게 하는 당신이야말로 ...
    Date2011.01.08 CategoryPoem Views11109
    Read More
  3. 미소

    미소 서호건 항상 밝은 미소를 머금고 사는 당신 당신은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당신의 미소에 행복이 싹트고 당신의 미소에 슬픔이 녹아내립니다 항상 그렇게 해맑게 웃어주는 고마운 당신 오늘 하루도 이렇게 당신과 마주할 수 있음에 한없이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입...
    Date2010.03.07 CategoryPoem Views16366
    Read More
  4. 사랑하는 아리에게...

    아리야, 안녕? 아빠야... 우리 아리가 이 글을 읽을 때 쯤이면, 과연 몇살이려나? 스물 서넛? 그럼 아빠는??? 쉰 서넛...? 그래, 아마 그 정도는 되었을 거 같다... 과연 우리 각자는 그때쯤 무얼하고 있을까? 하하하~ 생각만해도 절로 웃음이 나오는걸... 아리야, 궁금...
    Date2009.12.07 CategoryAri Views7440
    Read More
  5. 길을 걷다보면, 때때로...

    아리야, 안녕? 오늘 하루는 어땠니? 재밌게 보냈니?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니^^? 뭐? 아빠 보다 더!? 그래그래... 잘 했어~ㅎ 아빤 오늘 오랜만에 산책을 좀 했더니 무척이나 상쾌하구나. 혹시 우리 아리도 걷는 걸 좋아하니? 아빤 걷는 거 좋아하는데... 등산도 좋아하고...
    Date2009.12.13 CategoryAri Views6163
    Read More
  6. 누구나 다 떠올릴 수 있는 거라면, 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안녕, 아리야? 2010년을 맞이해 널 위한 편지를 처음 쓰는 구나... 건강히 잘지내지? 아빠가 어젯밤 잠자리에 들었을 때, 문득 떠오른 생각을 말해주고 싶어서... 우리 아리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뭐야~? 그 꿈... 다른 이들에게 말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니? 다들 괜찮...
    Date2010.01.04 CategoryAri Views6467
    Read More
  7. No Image

    오늘도 데생을 공부합니다.

    오늘도 데생을 공부합니다. 서호건 당신 모습을 내 손으로 그리기 위해... 오늘도 데생을 공부합니다. 연필을 손에 들고 열심히 선을 긋습니다. 아직은... 하얀 종이 위에, 당신의 모습이 안보이지만... 당신을 그리워하면 할수록, 보고싶어하면 할수록, 캔버스 위의 검...
    Date2006.07.13 CategoryPoem Views4510
    Read More
  8. No Image

    진해져버린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진해져버린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서호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있다 ㄱ부터 ㅎ까지 수많은 이름들... 하나 하나 뚫어지게 본다 떨리는 손으로... 떨리는 손으로, 끝내 난 통화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못 누른걸까? 안 누른걸까? 결국 ㅎ까지 내려왔다 더이상 내...
    Date2006.07.03 CategoryPoem Views4648
    Read More
  9. 그림자

    그림자 서호건 봄햇살 아래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로지 나만 졸졸 따라오던 너 처음엔 아예 있는 줄도 몰랐던 난 점점 네게 익숙해져가고 내가 걸을 땐 너도 걷고 내가 멈출 땐 너도 멈춰섰지 나를 닮은 또 하나의 나 하지만 널 보기 위해 이제서야 뒤돌아섰는데 ...
    Date2006.04.05 CategoryPoem Views2947
    Read More
  10. No Image

    강의실에 홀로 앉아

    강의실에 홀로 앉아 서호건 쓰라린 손등아래 구르는 펜글씨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사랑하고 싶지 않고 고독에 갇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한없는 정(情)이여 차라리 외로워지고 싶어라 차라리 홀로이고 싶어라 다가오는 바람에 가슴을 펼치고 가벼웁게...
    Date2006.03.31 CategoryPoem Views4785
    Read More
  11. No Image

    마음 한 구석

    마음 한 구석 서호건 매일 저녁을 먹고 방문을 열면 날 맞이하는건 홀로 앉아있는 어둠과 이제 막 문으로 나가려는 바람 그리고 다가오는 마음의 요동 매일 아침 보이는건 지나가는 한 아름의 꽃송이들 사랑은 눈에 띄지 않고 에로스와 플라토닉의 끝없는 갈등 속에서 내...
    Date2006.03.31 CategoryPoem Views3203
    Read More
  12. '별' 보다 반짝이는 키스

    '별'보다 반짝이는 키스 서호건 까만 하늘엔 매일밤 해가 잠든 사이 그대를 그리는 별이 얼굴을 내민다 너무 너무 멀리있어 콩콩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고놈의 아기자기한 별들이 내 아내의 입가에 미소를 만들어 낸다 때때로 아주 가끔 나는 그녀를 미소짓게 해주...
    Date2004.12.23 CategoryPoem Views3513
    Read More
  13. No Image

    누구의 소설

    누구의 소설 서호건 푸르른 호수 한가운데 앉아 구름없는 하늘을 바라보면 어느 누군가가 쓴 소설이 떠오르곤한다 아마 작가는 '나'라고 씌여있었던 것 같다 얼마지나지 않은 기억에서부터 유치원에서 울었던 이야기까지 그 작가가 꼭 내 이야기만을 써 놓은 것 같기만 ...
    Date2004.10.22 CategoryPoem Views317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