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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teen minutes.jpg


나는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요즘 <세바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15분. 그렇다. 오늘의 화두는 "15분"이다.


아침에 선배로부터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오늘은 6월 9일, 실제 내 생일은 6월 29일. 아직 20여 일 남았다.


"이달 말에 프랑스에 있을 거 생각해서 미리 이렇게 축하해줘서 고맙다."고 화답 드렸더니...


"오늘이 29일 아니야?"라고 되받아치는 센스ㅋㅋㅋ


"20일을 앞서가는 선배의 발걸음에 존경을 표한다."고 했더니...


"15분 빨리 가는 거 보고 감동하여 스케일 좀 키워봤다."는 반격.


순간 심쿵. 진심으로 감동했고, 또 한편으론 놀랐다. 역시나 내가 아끼고 존경하는 분이다.

늘 그러했지만, 어김없이 오늘도 몇 마디 주고받는 말장난만으로 재치와 감동과 배움을 원샷으로 마시게끔 하셨다.


그분께서 감동하셨다는 <15분의 빠름>에 관한 일화는 이러하다.


둘이서 맛있는 식사를 같이하고선, 스웨그 있게 젊음을 만끽하자며...

아재 둘이서 아직까진 탱탱한 궁둥이를 엣지에 두둥실 걸쳐놓고 길맥을 했었다.

이어서 내가 다른 약속이 있었던 탓에 이동해야 하는 시간을 미리 말해두고는

지난 추억을 곱씹고 내일을 그리며 이런저런 재미난 대화를 이어갔다.


그런데 약속 시각보다 다소 이른 시각에 선배가 먼저 이제 일어나자고 하셨다.

물론 조금 이르긴 했지만, 뭐 천천히 움직이면 되겠지 생각하며 일어났다.


둘은 그렇게 지하철역으로 걸어갔다. 선배가 휴대폰을 꺼내어 보더니,

"뭐야 아직 시간이 이르잖아, 호건아 네 시계 고장 난 거 같다."고 하셨다.


"아~ 아니에요. 제 시계가 15분 빠릅니다.

제가 약속 시각에 너무 빠듯하게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거나 지각하는 일이 종종 있어서요.

항상 15분 더 여유 있게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시계를 그렇게 해뒀습니다."


그 순간에는 별말씀을 안 하시곤 손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는데...


한참이 지난 오늘 그 장난스러운 대화 속에서

일전의 내 모습을 인상 깊게 기억해주신 선배님의 아낌에 오히려 내가 더 감동했고,

덧붙여 20일을 앞서간다는 농담에 담긴 기똥찬 위트를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5분.


아마도 세상을 바꾸는데에는 15분이면 충분하다고 보았기에 방송 프로그램 제목을 그렇게 지었을 것이다.

즐겨보는 TED 강연들도 대체로 그 정도 길이다.


15분. 내 삶의 15분도ㅡ

조금이나마 더 주체적으로 더 능동적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여유다.

시간에 이끌리기보다 시간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삶에 대한 선수다.


오늘 난 나 자신을 위해 챙기던 그 15분이 때때로

나 아닌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음을

한 걸음 더 나아가 그의 삶을 바꿀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말 세상을 바꾸는 데는 15분이면 충분한가 보다.


P.S. 내 주변엔 20년을 앞서간다는 분도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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