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건2009.12.30 23:53

Victorious! 목표달성:자유형 200M 논스톱 성공!!!

 

처음 수영을 시작했던 2009년 10월 19일,

그땐 '25M 레인 처음부터 끝까지 쉼없이 한번 가보고 싶다.'는 바람 뿐이었다. 내겐 그것조차 버거웠으니까...

그래서 원래 올해 목표가 25M 레인 2회 왕복인 자유형 100M 논스톱이었다.

 

그런데 2009년 11월 29일,

25M 레인 2회 왕복 => 자유형 100M 논스톱 성공!

수영 배운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41일 만에 그 막연했던 목표가... 뜻밖에 이뤄져버렸었다.

목표 성취 후, 올해 말까지 약 한 달 정도의 기간이 있었기에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며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었다.

 

하지만 최근에 그 목표가 무리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후로 오늘까지 해서 수없이 시도 했왔지만, 자유형 100M 논스톱 재성공한 횟수는 3~4회였고...

더욱이 12월 중순부터는 헬스와 수영을 거의 못했기 때문이었다.

올해 안에 자유형 150M 완주도 쉽지 않겠다고 느껴지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나 서호건,

약속했었다.

 

올해 안에 자유형 200M 논스톱으로 해내기로...

 

누구와?

 

나 스스로와...

 

그리고 결국 오늘 2009년 12월 30일,

25M 레인 4회 왕복 => 자유형 200M 논스톱을 성공!!!

수영 시작한지 72일...

수영 안 한지 약 2주, 그리고 다시 복귀 한지 이틀만에... 해낸 것이다. 유후~!!!

 

그 약속....

내겐 참 중요했다.

 

사실 요즘 여러가지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다소 위축된 상태였다. 많이 지쳐있었다.

그래서 12월엔 헬스와 수영도 등록연장을 안하고 당장에 수습하고 처리해야할 일에 집중했다.

나 스스로를 챙길 시간적 육체적 정신적 여유를 찾을 겨를이 없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단 느낌...

내 삶이 온전히 내 것이 아닌것 같단 느낌...

내가 삶의 주인이 아니라, 현실에 구속되어 있는 텁텁한 공기를 마시며 숨막히는 하루하루가 이어져왔다.

그래도... 그래도...

큰 그림을 잊지 않으며~

항상 마음을 다잡아 묵묵히 꿋꿋이 해쳐왔다.

 

다시 내 삶을 내가 주도하기 위해선, 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야 했다.

더 적나라하게 더 노골적으로 솔직하게 나의 본때를 보여줘야 했다.

이게 바로 서호건이라는 걸... 나 스스로가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말이다.

 

그래서 이 악물고 해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쉽진 않았지만 결국에 해냈다.

 

150M 지점부터 페이스를 잃어서 호흡조절이 힘겨웠다.

그 상태로 175M 쯤 왔을 때, 물까지 먹어서 숨이 막혀 멈추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마지막 25M 만 가면 된다는 생각.

딱 한 번만 더 가면 된다는 그 생각... 조금만 더 뻗자 조금만 더 쳐나가자~

오로지... '해내겠다! 약속을 지켜보이겠다!' 그 마음...

 

그리고 200M 을 다 찍고 비로소 수영장 바닥에 발을 짚었을 때...

그 한순간에 몰려오는 카타르시스...! 성취감에서 오는 희열...!

아~ 감동이었다. 짜릿했다. 역시 난 서호건이었다.

새삼 나 자신을 다시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뭐 잘하면 250M 까지도 무난할듯 싶긴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기분에 따라 함부로 만용을 부려선 안되니까...! 그게 바로 좌절과 파멸의 지름길이니까...

 

그리고 나서 한동안 요즘 배우고 있는 접영을 연습하는데...

옆 레인에서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분이 내게 접영을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음... 수영 배운지 2개월 반만에...

자유형 200M를 해내고... 배영, 평영, 접영까지 배우고...

이제 남에게 수영을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니...

나름 기쁘고, 뿌듯하고~ 왠지 나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뭐 그러다보니... 오늘은 무척이나 행복했다.

 

아쉽기도 하지만, 내년 1월까지만 수영을 하고...

서울에 살게될 2월부턴 수영 대신, 살사나 탱고 같은 스포츠 댄스를 배워볼 생각이다.

이뤄야할 꿈이 있으니까... 전국 스포츠댄스 대회 입상~!ㅋ

 

P.S.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왠지... 느낌이 묘한 전화였는데... "여보세요?"라는 말 한마디에서... 난 상대가 누군지 알 거 같았다.

낯익은 목소리와 말투... 인사를 건내려는데...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이름ㅡ 그것도 내가 아는 사람을 찾는 걸 듣고...

그냥... 모르는 척 했다. "누구신지?"라고 물으니까 죄송하다며 끊던데...

아쉽긴 하다. 그냥 한번 혹시 누구 아니냐며 물어보기라도 할 걸...

암튼 오랜만에 들어본 목소리. 반가웠다. 무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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