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2015.03.22 22:00

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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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몽

                                서호건

봄이 와서 그랬나

책을 읽다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어


따사로운 햇살에

향기로운 꽃내음에

취할대로 취했는지

내가...

널 만났지 뭐야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지, 그치?

그래~ 진짜 말도 안되는 일이야

그래서 지금 이게 꿈이구나 하고

금새 알아챘지


헌데 꿈 치고는 겁이 날 정도로 너무 생생한 거야

네 눈 코 입

그 가녀린 손 마디마디까지

다 모두 다 하나 같이

딱 그대로더라

내가 널 처음 본 그때처럼


Hug

꿈인 줄 아니까

그래서 겁없이

널 안았어

꿈이니까 씨발

꿈이니까

어차피 꿈이니까


근데 정말 무서웠다

네 품이 너무

따뜻한 거야

싫었어 미웠어

내가 한없이 녹아내릴 만큼

네가 너무나 뜨거운 거야 내게


조금만...

조금만 더 안고서

그렇게 있고 싶었다


꿈인 줄 아니까

꿈이 아니길 바랐어

깰 거란 걸 아니까

차라리 죽길 원했어

그냥 이대로 영원히

널 품에 안고 잠들고 싶었다


젠장... 누구야! 누군데! 대체 뭔데!

왜 하필 이 시간에 전화질이야!


씨발 이젠 기억도 안 나네

내가 널

잠시 안았던 건지 

안고 싶었던 건지

뭐가 진짜고 뭐가 꿈인지


여보세요. 누구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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